내가 이런 생각이 든 건 꽤 오래전부터였다.
고등학교 때 "역사 선생님 너무 멋져 >< 나도 00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결정했다.

대학생 때는 다른 생각은 사치라는 생각에 임용고시만을 목표로 살았다. 그런데 막상 졸업하고 나니, 임용고시는 너무나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딱 1년 더! 공부하고 때려치웠다. 나같은 애들은 감히 비빌 문턱이 아니구나.

그다음부터 꾸준히 드는 생각.
"나 뭐하고 살지?"
'그래도 뭐.. 교육이 전공이니, 교육으로 가야지 어쩌겠어..'
그렇게 그냥 전공 살려 체험 학습 회사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 적성에 맞아 꽤나 열심히 했다. 중고등학교 때도 안 해봤던 해부 실습도 다니고, 매주 주말마다 야외 체험학습 보조 강사로도 뛰었다. 내가 직접 학생들 교재도 만들어보고, 장/단기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체험학습을 다니다 보니, 그때만큼 여권 도장이 많았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정말 매주 매주 새로웠다. 물론, 체력이 저질이라서, 요란한 엄빠들 때문에 울면서 출/퇴근했던 적도 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일이 있구나.
왜 나는 선생님만 파고들며 살았을까? 이렇게 재밌는 일이 많은데.."
그때는 나의 대학교 4년, 고시생 1년이 너무 아까웠다.
그렇게 3년 동안 첫 회사에서 일하고, 좀 더 큰 물에서 놀아보고자 퇴사를 했다.
퇴사 후 바로 입사하게 된, 두 번째 회사.
이제 막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교육 운영직으로 들어갔지만 인력 부족이 심했다. 그렇게 나는 강의장 운영부터 수강생 응대, 최대한 돈 안 드는 마케팅, 영업까지.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걸 바로, '제너럴리스트' 라고 한다나.

에휴. 그래, 좋은 말로 꾸며라도 줘서 고맙네.
이렇게 한탄하긴 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았고 2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또 여기서 정말 많이 배웠다. 각 파트 업무는 무엇이고, 협업 요청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하고, 회계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큰 틀에서의 회사일을 배웠다. 문서 다루는 스킬도 크게 상승했다. 내가 퇴사를 하면서도 크게 아쉬워하지 않고 미련 없이 훌훌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아, 여기서는 다 배웠고, 다 해봤다."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드는 생각..
"할 줄 아는 일 늘어나긴 했는데.... 근데...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어? 나 이제 뭐하고 살지?"

이렇게 개잡부로 일하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나도 뭔가 특별한 나의 스킬을 갖고 싶었다.
나는 여러 개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지만, 심도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단순한 것들이 많았다.
나도 하나의 업무에 집중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직무가 다른 사람은 못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의도치 않았지만, 백수가 되었다. 백수가 되면서 더 절실하게 "나 이제 뭐하고 살지?" 생각하게 된다.
...
...
근데....
나 언제까지 진로 고민해야해?????
나만 이렇게 생각해??????
누가, 나랑 같다고 얘기 좀 해줘여..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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