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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뭐하고살지?

결혼식 생략 하고 싶다.. 벌써 부터 멘붕 온 결혼 준비..

by 꿈뱅e 2020. 7. 17.

- 본 글은 저의 다른 블로그 글을 같이 가져왔습니다. - 

 

청혼을 받은 후, 우리는 결혼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처음엔 무작정 인터넷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결정한 것은 오직 '성당'에서 결혼한다는 것.

 

 

성당 결혼식(혼배미사)에서 필요한 건 뭔데? 얼마나 들지?

아니, 근데 집이 더 중요한 거 아니야?

집은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 해? 울고 싶다.

-feat. 쉽게 삼천포로 빠지는 ENFP의 사고 과정-

 

 

나는 20대 초반부터 결혼식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결혼식을 하기 싫었다. 공주 놀이하는 것에 대한 로망도 없고, 1시간을 위해 몇 개월을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축의금은 돌려받을 생각하면서, 줬던 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부동산을 사고 싶었다.

그래서 실제 결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오니, 정말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가장 힘들었던 건, 예산이었다.

양가 부모님께서 지원해 주실 수 있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확정되지 않았을 시점에 결혼식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순서가 뒤집혔으니 더 모호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결혼식 예산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고, 인터넷에서는 진짜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었다. 나는 결혼식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결혼식 관련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심지어 남자친구는 예산을 엄청 작게 잡았다. 나도 잘 모르지만 그게 그렇게 싸지 않을걸? 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잘 모르니, 이게 맞다/아니다, 할 수도 없었다.

제일 힘든게 돈이지

어려울 때 도와줄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은 참 복받은 일이다.

크게 멘붕이 왔을 시점에 마침 3개월 전에 옥수동 성당에서 혼배미사를 했던 성당 언니가 생각이 났다. 급하게 언니에게 연락했더니 너무나 흔쾌히 이것저것 알려줬다. 언니가 정말 구세주 같았다. 언니를 담당했던 플래너를 소개받기도 했다. 길잡이가 될 사람을 옆에 붙이고 나니, 마음이 든든해졌다.

사실 나는 결혼식이라는 것이 지인에게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얼마에 했네, 어느 정도까지 했네.. 등 얘기 들으면 자랑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그만큼 못할 것 같다는 자격지심도 느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경험자가 옆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던지.. 안심이 됐다. 역시 사람은 편견을 가지면 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려운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줄 사람이 생겨난다는 것을 배웠다.

 

휴... 그나마 다행...

나는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서 선택을 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해보기 전에 미리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그래서 일 년이나 남은 이 결혼이 벌써부터 지친다. 결혼식을 생략하고 싶다는 얘기도 남자친구한테 진담 80%와 농담 20%를 섞어서 말했다. 하지만 내 바람과는 달리 남자친구는 웨딩에 대한 로망이 있는 듯했다.

그때 '둥지언니'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내가 본 영상의 주된 골자는 할 수 있다면, 결혼식은 생략해도 좋다는 내용이었다. 결혼식에 대한 생각만 서로 맞으면 생략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이다. 순간 남자친구를 설득해보자, 부모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영상 막바지에 '부모님에게 많은 자금을 지원받게 될 경우, 말도 꺼내지 말라' 하는 얘기를 하셨다.

 

하 .. ㅋ

이 사실을 언니에게 공유했더니, 벌써부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고 조언해 줬다.

그리고 갑자기 남자친구에게 고마워졌다.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부터 스트레스 받아 하는 나에게 '우리 지금 너무 잘 하고 있다. 지금까지 벌써 이만큼 진전된 것은 정말 대단한 거다. 앞으로 이 방향대로 천천히 알아보면 된다.' 계속해서 안심시켜줬다.

그래,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나의 엄청난 추진력을 보여주자.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아니, 비슷하게) 해보자.

다들 겪는 거, 스트레스는 조금 받고 후딱 해치워버려!